록커의 잇 아이템! Vol. 2 - Les Paul 음악이야기


때로는 악기나 주변기기의 발전이 음악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피아노가 개발되었던 때도 그랬고, 메트로놈이 탄생했을 때도 그랬고, 깁슨 (Gibson)
의 레스 폴 (Les Paul)이 탄상했을 때도 그랬다. 두 개의 자석을 이용한 험버커 픽업의 뛰어난 노이즈 억제효과와 강한 출력, 목재로 사용된 마호가니의 중후함, 어떤 이들은 깁슨 레스폴의 탄생이 원기타 밴드를 가능케 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할 록커의 잇 아이템은 바로 레스 폴이다!

 

깁슨 레스 폴과 Lester William Polsfuss

 레스 폴이란 이름은 기타를 공동 개발한 Lester William Polsfuss(1915~2009, 줄여서 레스 폴이라 부른다)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재즈/컨트리 기타리스트이자 음향기기 개발자였던 그는 1940년대 레스폴의 원형이 된 에피폰 (epiphone)의 로그 (Log) 모델을 디자인했다. 로그를 디자인하며 떠올렸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솔리드 기타를 구상한 그는 에피폰에 공동 개발을 제의 했다. 하지만 에피폰 측은 그가 디자인한 기타에 대해 픽업 달아놓은 빗자루라는 식으로 평가 하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후 그는 깁슨에 찾아가 공동 개발을 제의, 깁슨이 이를 받아들여 지금의 레스 폴 기타가 탄생하게 되었고, 현재 펜더 스트라토케스터와 함께 가장 대중화된 솔리드 기타 형태로 자리잡았다.

90세가 되던 2005년에 발매한 앨범으로 그래미 2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연주자로서도 높은 명성을 지녔던 Lester William Polsfuss은 평생에 걸쳐 기타 개발뿐만 아니라 오버더빙, 딜레이 이펙트, 멀티트랙 레코딩 등 여러 음향 기술에 대해 연구와 개발에 매진했고 이러한 업적을 널리 인정받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기도 했다.

 

기타리스트를 두근거리게 하는 숫자 ‘59’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에게 ‘59’라는 숫자는 약간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바로 1959년 산 깁슨 레스 폴 때문이다. 1959, 깁슨는 보다 드라마틱한 사운드를 실현하기 위해 레스 폴에 이전보다 훨씬 더 굵어진 프렛(fret, 현악기의 지판을 구획하는 작은 돌기)을 채용한다. 이 개량의 진가는 60년대 등장한 에릭 클랩튼, 피터 그린, 마이크 블룸필드 등 블루스/록 기타리스트들에 의해 발휘되었고, 59년 산 레스 폴로 녹음된 여러 음반들이 대중음악사의 마스터피스이자 후대 연주자들의 바이블로 전해지면서 59년산 레스 폴은 프로 기타리스트, 아마추어 기타리스트, 컬렉터들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특히 59년산 레스 폴을 사용하는 대표 아티스트이자 여러 기타리스트들이 레스 폴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지미 페이지는 레드 제플린 1집을 제외한 모든 레드 제플린 앨범 녹음에 59년산 레스 폴을 사용했고 무대에서도 즐겨 사용했다.

하지만, 1959년 개량된 레스 폴을 발표했을 때에는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해 당시 생산량이 300여대밖에 되지 않아, 간혹 중고시장에 올라오는 오리지널 59년산 레스 폴은 억대를 호가한다. 최근에 와서 깁슨의 커스텀샵 팀이 복각한 59년 리이슈 모델들도 가격은 안드로메다 급

 

연주가 불편한 기타, 서서 칠 때 가장 간지(?)나는 기타

 

사실 레스 폴은 연주하기 그리 쉬운 기타는 아니다. 특정 시기에 생산되었거나 그 시기를 복각한 모델이 아니라면 (보통은 그 시기를 60년대로 본다) 레스 폴의 넥은 야구방망이라 불릴 정도로 두껍다. 두꺼운 넥이 꼭 연주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손이 작은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이 이외의 문제점도 적지 않다. 앉아서 연주 할 경우에는 기타가 몸 안에 쏙 안기지 못해 미끄러져 멀어지는 것도 다반사이고 3 4번 줄의 조율이 쉽게 흐트러지는 것도 레스 폴이 가지고 있는 고질병중 하나이며, 기타의 구조상 하이 프렛을 연주 할 때에는 엄청난 노력과 인내심이 따른다. 또한 일반적으로 레스 폴은 요추 1번의 통증을 유발할 만큼의 무게를 자랑한다. (옆의 사진처럼 넥이 부러지는 일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레스 폴을 사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추릴 수 있다. 첫 째는 깁슨 레스 폴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기름지고 끈적거리는 뉘앙스, 두 번째는 간지(?)이다. 보통 기타 연주자와 락덕후(?)들 사이에서 레스 폴은 서서 칠 때 가장 멋진, 가장 남자다운 기타로 꼽힌다. 스트랩을 길게 늘여 기타를 최대한 아래로 쭉 떨어뜨리고 짝다리를 집거나 다리를 쫙 벌릴 때, 혹은 모니터 스피커에 발을 올리고 무릎 위에 레스 폴을 올려 세웠을 때, 연주자는 자신의 모습에 묘한 희열을 느낀다. (참고로 필자도 레스 폴 유저)

굳이 비싼 깁슨 레스 폴이 아니더라도 저렴한 에피폰 레스폴, 여타 국산/중국산 레스 폴 카피모델들로도 이러한 간지는 충분히 연출 할 수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투자해보라! 몇 가지 팁을 준다면, 키는 177이상, 체중의 제한은 없지만 말라선 안되며, 레스 폴을 들고 섰을 때 기타가 작아 보이는 것이 관건이다.

 

레스 폴 간지의 아이콘 슬래쉬의 전신샷으로 글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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